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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교육 새판짜기①]
대한민국은 지금 ‘동북아 금융허브’를 넘어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금융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자본의 규모를 넘어, 그 자본을 운용하고 소비하는 주체들의 ‘금융 역량’에 좌우된다.
지난 3년간 우리 금융교육은 양적 팽창과 질적 변화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그간의 득(得)을 안착시키고 실(失)을 극복하기 위해, 현장을 이끄는 금융권, 지자체, 그리고 교육청 담당자들이 하나의 유기적인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때이다. 우리가 함께 이뤄낸 가장 고무적인 성과는 단연 금융교육의 ‘공교육화’이다. 2026년부터 고등학교 선택과목으로 ‘금융과 경제생활’이 신설되는 것은, 금융을 생존을 위한 필수 역량으로 인정한 국가적 결단이다. 이는 그동안 여러 전문기관과 교육청 담당자들이 끊임없이 강조해 온 ‘조기 금융교육의 중요성’이 드디어 제도권 내에 뿌리내린 결과이다. 또 금융권과 지자체의 주도로 이루어진 실효성 높은 교육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나 ‘ISA 혜택 확대’ 등 자산 형성 지원 정책과 연계해, 청년들이 실제 금융 상품을 선택하는 순간을 포착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 것은 매우 성공적인 접근이었다.
그러나 화려한 성과 이면에 자리한 한계점 역시 우리가 직면해야 할 현실이다.
첫째, 교육 공급의 파편화이다. 현재 재정경제부의 경제교육, 금융위원회의 금융교육, 그리고 수많은 민간 금융사와 자자체의 프로그램이 각기 훌륭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하고 있다. 중복되거나 단발성에 그치는 교육은 지속성을 떨어뜨리고 수요자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 이제는 각 기관의 칸막이를 넘어선 통합적인 컨트롤 타워와 협력 모델이 절실하다.
둘째, 지역적·소득적 금융 문해력의 양극화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금융 인프라만큼 교육 기회 역시 편중되어 있으며, 이는 지자체와 민관 기관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특정 기관 중심이 아닌, 검증된 민관 협력 체계를 기반으로 한 표준화된 교육 모델과 강사 양성 시스템이 필요하다.
예컨대 지자체가 주도하는 '찾아가는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포용적 금융교육을 실현하는 강력한 민관 협력으로, 교육 콘텐츠와 강사 풀을 체계적으로 관리·확산하는 방식은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는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다.
‘금융 지능’이 국가 경쟁력인 시대, 민관의 유기적 연대를 촉구하며 글로벌 금융허브는 단순히 외국계 자본을 유치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국민 개개인이 복잡한 금융 구조를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자산을 배분하며 리스크를 관리하는 ‘금융 지능’을 갖출 때 비로소 시장의 깊이가 형성된다.
향후 3년은 우리의 지난 성과를 공고히 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골든타임이 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금융인재개발원 산하 ‘사회금융교육센터’와 같은 민간 기반 교육 플랫폼은 하나의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금융권의 실무 전문성과 교육 현장의 수요를 연결하는 다양한 중개 플랫폼을 확충하고, 교육 품질을 담보할 인증·평가 체계를 병행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아울러 디지털 금융 소외 계층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 확대와 지역 간 인프라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각 기관의 금융교육 담당자들이 파편화된 노력을 하나로 모아 연대할 때, 대한민국의 금융 경쟁력은 한 차원 더 도약할 것이다.
임병화 성균관대학교 교수·한국금융인재개발원 사회금융교육센터 학술전문위원
출처 : DFT 대한금융신문https://www.kbanker.co.kr
